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진·회장 최성해 동양대 총장) 제14회 정기총회가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대구대에서 열렸다.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대학구조조정과 관련한 민감한 주제들이 논의의 테이블에 올랐다. 회의를 주재한 최성해 회장은 미래 환경변화와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위기 상황에서 대학은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발전적인 고등교육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첫날 회의에서 사립대 총장들은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할 방침이었으나 참석자들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추후 논의를 더 진행하기로 했다.

사립대학이 많이 어렵다. 총장님들도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대학 구조조정이 가장 큰 현안이다. 국립대와 사립대, 수도권과 지방대, 대규모 대학과 중소규모 대학 등은 처한 현실이 다 다르다. 구조조정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지만 방법에 대해서는 문제가 많다. 총회에서 건의문 채택이 안된 만큼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겠다. 우선 수도권 대학에 유리한 정원의 10%에 이르는 정원외 입학제를 없애야 한다. 이것만 없애도 수도권에 자연스럽게 정원감축 효과가 생긴다. 그리고 중소도시 경제에 지대한 역할을 미치는 입학정원 1천명 미만 대학은 정원감축을 하지 않고 대규모 대학 중심으로 진행하기를 희망한다.”

구조조정 방식이 지방대가 특히 불리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렇다. 평가지표는 수도권 대학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신입생 모집률,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등 모든 평가지표에서 수도권이 유리하다. 원인은 방치해 둔 채 결과만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학구조개혁을 진정 사회문제로 인식한다면 무엇보다 학생의 삶의 질에 대한 요소들이 고려돼야 한다. 기숙사 수용률, 관리비, 식비 등도 지표가 돼야 한다. 원룸보다 비싼 수도권 대학 기숙사를 기숙사라고 할 수 있는가.”

전문대 정책과 관련해서도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전문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특수대학원 설치는 전문대학의 일반대학화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반대한다. 전문대 과정을 3~4년(수업 연한 다양화)으로 늘리는 것은 지금의 대학 구조조정에 역행하는 정책이므로 이 역시 반대한다. 전문대는 전문대답게, 대학은 대학답게 발전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동양대가 수도권으로 이전한다고 영주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오해이다.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동양대가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게 아니다. 동두천에는 문화연예 관련 학과만 모집한다. 영주에는 예전 그대로이다. 동두천에서 학생을 모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다. 지금처럼 영주에서만 학생을 모집하면 동양대는 더 어려워져 미래가 불투명 해질지 모른다. 수도권에서 일부 정원을 채워나가면 궁극적으로 영주 캠퍼스 운영에 숨통이 트인다. 동두천 캠퍼스가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영주 캠퍼스도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자료·사진 :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