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석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은 “대학구조개혁은 정원감축이 목표가 아니라 교육질 개선을 목표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투자가 크게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대교협이 5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진행한 정기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총회에는 전국 202개 4년제 대학 가운데 165개교 총장이 참석했다.

이자리에서 서 회장은 “현재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재정의 위기는 대학의 존립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며 “최근 정부가 발표한 대학 구조개혁안은 학령인구 급감 추세 속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서 회장은 그러나 “유념해야 할 점은 대학구조개혁이 단순히 학생 수 만을 감축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 특성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교육의 질 개선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정부와 대학이 더욱 긴밀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대학의 특성은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정원 축소 방법은 모두가 공감하는지, 깊이 있게 논의해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또 “대학 경쟁력과 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대학은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하는 과정속에서 투자 능력을 상실한 상황인데, 대학에 대한 정부 지원은 최소한 OECD 회원국의 평균수준인 GDP 1.1% 이상은 돼야 한국 대학이 국가경쟁력을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대학총장들은 최근 교육부가 대입정원을 9년간 16만명 줄이는 대학 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대학 구조개혁에 대한 대교협의 입장 및 건의문’을 채택, 정부에 전달키로 했다.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에 대한 대교협 입장 건의문>

우리 대학들은 무역규모 세계 7위의 국가로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인재들을 양성하며, 국가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2023학년도까지 현재의 입학정원보다 16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학령인구의 감소로 대학들은 존립기반마저 위태로울 정도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있다.

정부는 학생수 감소로 인해 발생할 문제들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구조개혁 계획과 관련해 대학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그 필요성은 인정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대학의 경쟁력과 질 제고를 위한 지원이 전제되고,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고려돼야 한다.

첫째, 학령인구 급감에 대비한 입학정원의 축소는 필요하지만, 정부의 관여는 대학자율성을 존중하며 각 대학 나름의 교육내실화 노력을 지원하여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향후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하는 전 과정에 걸쳐 대학협의체와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칠 것을 요청한다.

둘째, 단순히 학생수 감축이 아니라 학사나 내부구조를 개혁할 수 있도록 대학의 고유한 교육목적과 특성 및 건학이념 등을 고려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며, 인적 재정적 투자 확대만을 요구하는 외형적 여건 중심의 획일적 평가는 지양돼야 한다.

셋째, 대학평가 과정에서 법정한도 내에서의 등록금 책정에 대해서는 감점이나 불이익 등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넷째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대학을 지원하기 위한 대학구조개혁 기금 및 재정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다섯째, 구조개혁 과정에서 퇴출되는 대학의 교지와 교육용 재산 등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교육용 이외의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전제돼야 하며, 소속 교원 및 직원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여섯째, 현재 대학기관평가인증제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 대학운영의 기본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대학에 대해서는 인증평가결과를 적극 활용하여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총장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