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현대미술관에 입점 되어 있는 점착메모지

국내디자이너가 해외 각국에서 인정을 받고 있어 화제다. 앤드의 박기태 대표는 디자인 제품을 직접 디자인할뿐더러 각국에 제품을 수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 디자인을 전공한 박 대표에게 회사를 꾸려간다는 것과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허나 박 대표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뉴욕현대미술관 입점이라는 꿈까지 이뤘다. 앞으로도 수출을 늘려 나라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그에게서 꿈을 이룬 과정을 들었다.

수능점수 잘나오면 뭐해 꿈이 없는데

박 대표는 어린 시절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 주변에서 그림을 잘 그리니 미술을 배우라는 제안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어렸기 때문에 지금도 잘 그리는 데 뭘 돈 주고 배우나 싶어서 미술 쪽으론 아예 공부를 하지 않았다.

수능을 잘 보는 것이 꿈이 되어 버린 학창시절을 보냈다. 인문계 고3을 보내면서 앞으로의 진로를 걱정하기도 했지만 결국 목표는 수능이었다. 수능이 끝나고 박 대표는 목표하는 점수를 달성했다. 허나 꿈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당황스럽고 멍하기만 했다.

그때 우연히 전교 회장 친구가 친구들에게 무슨 학과를 전공한 후 무엇이 될 것이라는 꿈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충격이 컸고, 스스로의 꿈을 고민하게 되었다.

대학 입학시 박 대표는 적성과는 맞지 않는 자동차과에 진학했고 군대를 다녀와서 결국 다시 대학을 가게 됐다.

박 대표는 “학창시절을 꿈 없이 멍하게 흘려보낸 것이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신의 경험으로 인해 그는 “현재 꿈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를 꼭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디자인을 만나 비로소 꿈을 꾸다

그림에 소질이 있던 박 대표는 디자인을 전공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디자인으로 인지도 있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녔으며, 국내 공모전에서 10여회 이상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 영국, 독일, 미국의 국제 디자인공모전에서도 수상하며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이 중 독일과 미국의 공모전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인정받는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이었다. 이처럼 디자인계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으며 대학시절을 보낸 박 대표는 자신의 작품이 뉴욕현대미술관에 입점하는 꿈을 가지게 됐다.

친구들이 취업을 하기 위해 한창 노력하던 대학교 4학년 때, 박 대표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했다. 제품개발과 생산에 주력해 400만원의 종자돈으로 2010년 디자인 소품 제작 업체를 설립했다. 예술적 가치가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아트 앤드 디자인(Art N Design)의 줄임말인 ‘앤드’를 브랜드명으로 정했다.

△ 해외디자인잡지에서 소개 요청 받은 핸드폰 악세사리

내 디자인이 그렇게 보잘 것 없나

디자인 쪽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박 대표였지만 회사를 꾸려나가며 경영을 하기 위한 정보는 많이 부족한 상태였다. 시장은 냉혹했고 제품의 진입도 힘겨웠다. 업체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인지도가 없는 업체에서 제품 하나로써 환영 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던 것이다. 꿈에 부풀어 창업했으나 창업초기의 월평균 매출은 30만원 내외였다.

박 대표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디자인 분야에서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던 그의 자신감이 꺾이는 것을 경험했다. 대학 졸업까지 쌓아온 스펙은 무용지물이었고 자괴감까지 들었다. 부모님과 스스로의 높았던 기대감만큼 좌절과 실망감은 더욱 컸다.

회사 운영이 어려울수록 박 대표는 해외시장 진출을 더욱 간절히 바라게 됐다. 해외시장에 진출해서 국내 디자인 업체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국내 디자인 시장이 해외에서의 평가를 많이 반영했던 것이 해외진출을 더욱 바라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외진출을 하고 싶은 강한 바람만큼의 정보와 실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해외진출을 하기 위해 필요한 무역과 유통, 수출의 분야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이다. 너무 큰 꿈을 품었던 것은 아닌지 자신감이 많이 상실됐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찾고, 묻고, 공부하니 열리다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중 박 대표는 지인을 통해 한국무역협회에 대해 듣고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되었다. 무역협회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는 통역/번역 서비스와 온라인 번역, 그리고 수출/무역용어, 등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었다. 그동안 해외바이어를 접촉함에 있어 언어장벽이 큰 난관이었는데 홈페이지를 활용함으로써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홈페이지 서비스를 통해 해외 바이어들과의 언어소통으로 인한 어려움이 해소되었고, 소극적이었던 마케팅 태도까지 적극적인 태도로 바꿀 수 있었다. 영어 문제가 해결되니 홍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었다. 무역용어부터 공부하며, 국가를 막론하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던 중 2011년 여름, 점착메모지를 출시해 첫 수출계약의 가능성을 열었다. 그러나 영어에 대한 어려움은 극복되었지만 수출계약을 진행하니, 처음 들어보는 수출/무역용어와 관련법규를 알지못해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수출계약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해외바이어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그로 인해 잘 진행되던 계약 건은 속도가 더뎌졌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에 좌절하지 않고 찾아보고 물어보고 공부해 가며 2012년 1월, 7,500달러의 첫 수출을 해냈다. 납품 물량이 첫 달 2000여개에서 한 달 뒤 9000개로 늘었을 정도로 품질과 디자인을 인정받았다. 이로 인해 그동안 무너져 있던 자신감을 많이 회복할 수 있었다.

디자인차별화로 글로벌기업으로 우뚝

박 대표는 연간 2800만 달러 매출여세를 몰아 디자인 인생의 가장 큰 꿈이었던 미국의 뉴욕현대미술관 디자인 스토어에 회사 제품을 소개하기로 다짐했다. 시도할 당시에는 성공을 반신반의 했지만 일본과의 수출성사를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적극적으로 제품을 홍보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의외로 빠르고 친절한 답장을 받을 수 있었으며, 입점 담당자와의 메일을 통해 제품과 회사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박 대표는 입점 축하 메일을 받았다. 생각보다 빠른 목표달성으로 조금은 믿기지 않아 꿈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대학생 때부터 목표하고 꿈꿔 온 뉴욕현대미술관 디자인 스토어 입점으로 박 대표는 꿈이 현실이 되는 인생의 첫 경험을 했다.

그 후로 그는 정기적으로 뉴욕현대미술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는 "회사 설립 후 10년 내 뉴욕현대미술관 입점을 목표로 했는데 제품 출시 6개월 만에 이뤄졌다"며 "한 번에 800개 이상을 주문하지 않는 미술관 측이 최근 1300개를 주문했다. 향후 미술관 내 숍 코너에서 베스트셀러 제품에 오르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유럽, 남미쪽 업체와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인데 10개국까지 넓힐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디자인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기능과 가치를 가진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를 통해 하나씩 배워 온 박 대표는 지금도 수출과 무역에 대해 공부하고 있으며, 더 많은 수출국을 만들기 위해 제품 개발과 바이어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 현재 박 대표의 작품들은 일본, 콜롬비아, 스위스 4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으며, 유럽 3개국에 수출이 진행되고 있다.

꿈을 이루기를 기대하는 청년들에게 박 대표는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문을 두드리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좋은 경험과 많은 공부를 시도하기 바란다. 노력과 시도들로 인해 언젠가는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