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레빈 전 예일대 총장은 최근 온라인교육업체 코세라로 자리를 옮겼다.온라인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라며 "이는 하나의 대학이 달성할 수 없는 '규모의 교육(education of scale)'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통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학에서 가르치는 지식과 능력이 노동시장에서 원하는 기술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전 세계 대표적 개방형 온라인 강좌(MOOCsㆍMassive Open Online Courses)인 코세라(Coursera)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리처드 레빈 전 예일대 총장의 말이다.

레빈 대표는 3일인터뷰에서 "교육이야말로 사회적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최적의 방법이지만 문제는 경제는 역동적으로 변하는 반면 기술 교육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 현장과 학교 교육의 괴리를 전통 교육의 문제로 지적하며 개방형 온라인 강좌를 전통 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교육을 통해 고급 능력을 배양하는 것만이 성공의 길"이라며 "개방형 온라인 교육이 제공하는 수많은 양질의 콘텐츠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를 훈련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세라 같은 교육 플랫폼은 대학에 가지 못하는 전 세계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는 전통 교육을 뛰어넘는 차별화된 교육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라며 "이는 하나의 대학이 달성할 수 없는 '규모의 교육(education of scale)'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세라 가입자는 현재 약 700만명에 이른다. 또 전 세계 19개국에서 예일대, 하버드대, 프린스턴대를 비롯해 100개 이상의 세계 유수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고 무료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예일대의 2013년 가을학기 등록 학생은 1만2000명 수준이다.

레빈 대표가 전통 교육의 총본산인 예일대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온라인 교육업체로 꼽히는 코세라로 옮겨간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1993년부터 2013년까지 20년간 예일대 총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코세라를 통해 강의를 듣는 학생의 수가 한 명의 교수가 평생 동안 가르치는 학생 수를 넘는다"며 "온라인 교육에서 교육의 미래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그의 취임에 대해 코세라가 벤처기업이 아닌 보다 대학다운 고등교육업체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의 한계도 여전히 존재한다. 레빈 대표는 "온라인 교육으로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활용하고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는 있지만 소규모 토론 등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익히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소규모 수업에서 교수들이 직접 학생들에게 질문하고 논리적 사고를 이끌어내는 것은 아주 노동 집약적인 활동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규모를 고려하면 상당히 많은 수의 교수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도 이런 단점을 의식하고 추론이나 논증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렇듯 급부상하고 있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과 전통 교육은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다. 레빈 대표는 "몇몇 사람들은 온라인 교육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만약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아주 먼 미래의 얘기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레빈 대표는 "개방형 온라인 교육의 목적은 단지 교육 대상자들을 늘리자는 것이지 대학을 대체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지금까지 온라인 교육의 주된 성과도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고등교육 콘텐츠를 제공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실제로 현재 코세라 사용자의 85%는 대학을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교육의 가장 큰 공헌은 교육의 질에 대한 의식을 높였다는 점"이라며 "이는 대학 같은 전통 교육기관에도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코세라는 특이하게도 대학들과의 독점 파트너십을 고집하지 않는다. 오히려 코세라 외에 다른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다.

레빈 대표는 이에 대해 "나 스스로가 경제학자인 만큼 경쟁이 혁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파트너 대학들이 다른 교육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우리도 장기적으로 우리 시스템의 장단점을 확인하고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코세라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14회 세계지식포럼에서 국내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카이스트와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카이스트는 음향학과 빛과 색에 대한 독특한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