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편입학 개선안을 내놓았다. 그간 지방대는 가뜩이나 신입생 충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서울 수도권 대학으로 빠져나가는 편입학생으로 이중고를 치루고 있다고 제도개선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그래서 연2회 정원외 편입학을 내년부터는 1회로, 2014년부터는 학사편입학 선발비율도 ‘당해 연도 입학정원의 5%이내에서 2%이내’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의 궁색한 개선안이 얼마나 실효가 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이 대목에서 왜 수도이전세종시 건설을 반대하던 이 정부의 악다구니가 떠오른다.

현 MB 정부는 집권하자 노무현 정권 때 수도권 과밀인구 해소와 날로 악화되는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로 추진하던 제2특별시 충청권 세종시 건설을 위헌이라고 반대하다, 결국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뜻을 굽혔던 당사자다. “편입학을 이야기하다 뜬금없이 웬 세종시 이야기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대충대충…’ 정책 실효성 의문

세종시 수도이전 반대하던 이 정부가 수도권 진입을 막는 편입학 제한이라는 개선안을 꺼냈다. 세종시 수도 이전 반대와 편입학 제한이라는 조치에는 어떤 숨은 그림이 있는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 정권의 정체성상 실효적인 정책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더 솔직히 말하면 지역 대학을 살리는데 대충대충이라는 뜻이다. 편입학 제한만으로 쓰러져가는 지역 대학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해달라니 하는 정도로 밖에 여겨지질 않는다는 말이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현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소속 율사 출신 국회의원들은 개떼처럼 몰려다니며 세종시 건설은 위헌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결국은 기득권 대 반기득권이라는 논리로까지 비화됐다. 인위적인 수도 이전, 자본주의 시스템하에서 강제적인 인구·물류이동은 반체제적이며 불순한 세력들의 국익훼손이라는 극단적 발언까지 쏟아 부은 그들이다.

단감이 많이 나오는 경남 진영 시골출신 대통령 노무현 정권 때 세종시라는 특단의 행정적 조치가 발상된 배경은 지역경제의 고사 상태, 수도권의 집중적인 과밀화라는 심각한 역구조가 망국론까지 거론하게 만든 심각한 수준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 상태는 지금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결국엔 물리적인 힘으로나마 돈줄과 인구를 분산하지 않으면 모든 문제가 꼬이는 악순환에 놓이게 됐다.

수도권의 땅투기 부동산 문제, 교통문제, 더욱이 교육문제까지 총체적으로 엉켜 서울 수도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의 전체의 문제로 번졌다. 이 난국에서도 세종시 건설은 위헌이라고 부르짖던 현 정부다. 자본주의하에서 물리적인 조치로 그 이동을 강제하는 것은 위헌이라던 정부다. 그 정부의 교육당국이 최근 수도권으로의 편입학을 제한했다. 더 이상은 서울로 올라오지 말라는 거다.

이미 고교 진학시에 타시도로 편입

우선, 지역 대학의 어려움을 안다는 교과부 이해 정도는 편입학 제한 정도였던 것인지 묻고 싶다. 이제 지역 대학의 공동화는 편입학 정도의 간편한 조치로는 절대로 풀리지 않는 중병 수준에까지 왔다. 사실 한 시가 급하다. 지역 대학의 공동화는 지역 경제의 공동화와 맥을 같이한다. 경제의 부실은 더욱 가파른 수도권 집중으로 이어진다. 지역 대학을 살려야 하는 것은 결코 대학만을 살리는 차원이나 그런 낭만적인 차원이 아니다.

올해 충북권에서 졸업한 중학생중 428명이 타 시도로 특히 수도권 고등학교로 입학을 했다는 통계다. 수도권 특목고, 과학고 등으로 충북 영재들이 이미 고등학교 진학 시에 다 빠져버려 충북권 학생들의 미래경쟁력은 어디까지 떨어질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 명문대로 방향을 잡고 대학 편입학을 제한하기도 전에 이미 서울행에 성공한다. 지역 대학을 살리자는 것은 대학을 살리자는 협의의 개념이 아니다. 그 곳에 사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지역의 총체적인 시스템을 복원하는 일이다. 내과부터 외과 모든 진료과목 의사가 총동원돼 매달리지 않으면 지역 대학이라는 환자의 퇴원일은 그 누구도 모른다. 병세가 예상외로 심상치 않다. 명의(名醫)는 진단을 잘한다.

수도 이전을 해서라도 지역을 살릴 수 있을 때가 그래도 행복한 때다. 대수술을 해서라도 치료가능하다면 보호자는 다행이다. 줄기가 말라 들어가면 뿌리도 온전치 않은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