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학 학력차별 논란…"입시비리와 다르지 않아 검찰수사 필요"

박병수 기자l승인2020.10.06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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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이 서울대에 보낸 추천조건 공문. 공문에는 다른 대학과 달리 토익과 학점, 추천인원이 월등히 유리한 조건으로 제시돼 있다.

[U's Line 유스라인 박병수 기자] 학력 등을 차별해 지원자의 점수를 조작한 '은행권 채용 행태'가 밝혀져 논란이 된지 불과 2년만에 국내 굴지 대기업 현대중공업이 올해 하반기 채용과정에서 출신대학에 따라 지원자격을 다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9월 서울대에 보낸 '2020년도 하반기 우수인재 추천 채용' 안내에서 학점이 3.0 이상이고 토익점수가 700점이 넘으면 인원제한 없이 누구나 추천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특히, 추천된 서울대 출신학생은 별도 서류심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면접을 보게 된다고도 가이드했다.

그러나 대학의 등급에 따라 지원자격요건이 달랐던 것이 연세대에 보낸 학생추천에서 드러났다. 학점 3.3, 토익점수 750점에 제한을 뒀고, 부산대 학생은 학점 3.8에 토익은 800점 이상이 돼야 지원하도록 차등지원가이드 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천인원 제한이 없던 서울대와 달리, 연세대는 7명, 부산대는 3명까지만 추천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방소재 대학 학생들의 자격요건이 서울·수도권대 학생보다 더 높았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준을 달리했다"면서도 "지방대가 원하면 추천인원을 조정했다"고 해명했지만 조정이 될 사항을 왜 차등을 뒀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 현대중공업 대학별 차등지원조건

이어 "면접전형에서는 공정한 과정으로 인력을 선발했다"고 해명했지만, 서류심사에서 이런 차등을 뒀는데 면접에서도 공정했을리는 의문이라는 게 취업 준비생들이 갖는 의혹이다.

이처럼 출신대학에 따라 지원자를 차별하는 채용관행이 여전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처벌 근거가 없어 제재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이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지난 20대 국회 때,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은종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은 출신학교를 적는 란을 없애고 그것이 아닌 직무능력으로 평가를 하자라고 하는 내용을 골자로 담고 있다. 과태료나 아니면 벌칙 등의 어떤 제재 조항을 써서 반복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기했다.

이경희 U’s Line부설 미래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지난 2016년 하나은행 채용비리에서처럼 대학별 면접점수를 조정해 합격여부를 결정했던 것이 검찰수사에서 드러났던 것처럼 이번 현대중공업 학력차별도 수사가 필요하다”며 “채용비리는 입시비리를 저지른 것과 결코 다르지 않기 때문에 수사후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6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국민들 분노 

  면접점수 조정해 'SKY', 해외대학 합격

하나은행은 2016년 신입행원 채용에서 임원 면접이 종료된 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출신자 (총7명) 합격을 위해 면접점수를 올려 불합격자를 합격자로 바꾸고, 합격권 내 기타대학 출신 지원자(7명)의 점수를 내려 불합격시켰다.

하나은행은 채용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6건과 특정대학 출신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 7건, 총 13건이 적발됐다. 채용청탁에 따른 특혜채용은 지원자중 사외이사・임직원・거래처의 자녀・지인 명단(소위 VIP명단)을 별도로 관리해 모두 서류전형에서 통과시키고, 면접점수를 조정해 줬다.

금감원이 밝힌 사례에 따르면, 별도 관리중인 명단에 포함된 지원자중 사외이사 지인 등에 대해서는 필기전형, 1차 면접 등에서 최하위권인데도 전형공고에 없던 ‘글로벌 우대’ 사유로 통과 시킨 후 임원면접 점수도 임의조정(3.8점→3.9점, ↑0.1점))해 최종 합격시켰다.

또한 ‘계열 카드사 사장’ 지인 자녀는 임원면접 점수(4.2점)가 불합격권이었으나 면접점수를 임의조정(4.6점, ↑0.4점)하여 최종 합격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한 증거로 동일인이 ‘불합격’으로 기재된 명단(합격자 발표(12.8) 전일 작성)과 그 후 ‘합격’으로 작성된 명단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채용청탁 뿐만 아니라 특정대학 출신 합격을 위해 면접점수를 조작한 것이 밝혀져 국민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줬다. 임원 면접이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출신자 7명의 합격을 위해 임원 면접점수를 올려, 불합격자를 합격자로 바꾸고, 합격권내 기타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점수를 내려 도리어 불합격시켰다.

서울대 출신자인 A씨는 임원 면접점수가 5.00점 만점에 2.00점에 그쳤는데, 조정후 4.40점으로 무려 2.40점이나 올랐다. B씨 또한 임원 면접 점수가 2.60점이었다가 서울대라는 이유로 조정 후에는 4.60점으로 점수가 올라 합격했다. 그렇게 점수가 조정돼 연세대, 고려대 출신자들 또한 불합격에서 채용 합격권으로 들어왔다.

반면, 한양대(에리카), 가톨릭대 출신 H씨와 I씨는 임원 면접점수에서 만점에 가까운 4.8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3.50점으로 면접점수를 일괄 하향 조정해 불합격 시켰다. 이어 동국대, 명지대, 숭실대, 건국대 출신자들 또한 기존 점수를 3.50점으로 일률적으로 낮춰 최종 합격에서 탈락시켰다. 점수조작을 통해 SKY 출신 불합격자는 최소 0.35점에서 최대 2.40점까지 올렸고, 반대로 그외 대학 7명은 0.50점에서 크게는 1.30점까지 점수를 낮춰 탈락됐던 것이다.

소위 ‘SKY’라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와 위스콘신 대학 출신자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한양대(에리카), 가톨릭대, 동국대, 명지대, 숭실대, 건국대 출신자들을 탈락시킨 이러한 사실 앞에서 채용비리는 없었다며 반성하지 않았던 하나은행의 당시 태도에 많은 국민들과 취준생들이 분노했다.


박병수 기자  pbs1239@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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